그래비티 감상

그래 아무도 경험하지 못 하긴 했지.


하도 한참 전부터 광고를 해대서 한 번 볼까- 하고 있다가 오늘 급 심경의 변화 비슷한 걸로(...) 보고 온 그래비티입니다.

일단 썩 재미있게 보진 못했는데, 이야길 하려면 스포일러가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 주의.






둥실둥실


일단, 그래비티에서 주목할 부분이 전 어느 부분인지 모르고 봤습니다.
영상미인지, 스토리인지, 아니면 포스터에 적힌 재난 부분인지...

근데 솔직히 보고 나서 생각해봐도, 영상미도 스토리도 재난 부분도 그닥 와닿지 않는군요(...)

영상미 부분은 제가 IMAX도 3D도 아닌 일반 디지털로 봐서 그런 거라고 치더라도─근데 요즘 영화 IMAX나 3D 말고 일반 디지털로 봤을 떄 감동이 떨어진다고 하면 좀 문제 있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함─

스토리는 말 할 것도 없이 뭐 진짜 아무 것도 없었고─러시아가 위성을 박살냈는데 하필 근처에 있던 게 같이 터져서 주인공 네를 덮치는 바람에 사람 다 죽고 여자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끝─

재난은 진짜 더더욱 와닿지 않는군요.

제가 생각하는 재난 영화의 맛(?)은, 실제로 본인이 경험 할지도 모르는 재난 종류로 저 등장인물이 내가 된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볼 때의 그 공포감? 혹은 두근거리는 느낌.. 그런 게 재난 영화의 재미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애초에 내가 우주로 갈 일이 없을 것 같으니까 허어 그렇구나... 라면서 보게되는.. 긴장감이 없었다고나 할까(...) 저러다 결국 살겠지, 라면서 봐버려서....(망)


그나마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종종 1인칭 시점으로 바뀌는 카메라 워크나 BGM 다 없애고 고요함 속에서 숨소리만 들리는 그런 표현이었던 것 같은데(+ 우주에서 보는 풍경 정도)

이 부분 또한 왼쪽에서는 맥모닝 세트 처먹는 여자 둘이랑 오른쪽에서는 애새끼 둘 끌고 와서 봉지 과자 처먹는 씨발놈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도 못 했고 말이죠. 이건 진짜 제가 운이 나빴던 것 같달까.. 이 부분만 아니었어도 나름 괜찮게 감상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고..

우주에서 보는 풍경은 어차피 실제 풍경도 아니고 CG 떡칠인 걸 알고 있으니 그것도 그닥 감흥이 없었달까 흑흑(..)


암튼 운 없음+직업병+α의 요인으로 썩 좋지 않게 보게 된 것 같습니다.

만약 이 영화를 볼 사람이 있다면, 정말 사람 없는 곳에서 조용히 혼자(혹은 영화 볼 때 시끄럽지 않은 친구와 함께) 보던지
그냥 BD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에서 정말 조용히 보던지... 그런 쪽을 추천 하고 싶네요.


여튼 불특정 다수가 보는 영화관에서는(거기다 한국 같이 영화관람 매너가 씹창똥쓰레기인 나라에서는)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운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덧글

  • 에스테 2013/10/20 20:17 #

    일반 디지털로 보신게 정말 아쉽네요 ㅠ_ㅠ
  • 크레멘테 2013/10/20 20:45 #

    퍼시픽림 때도 그랬지만
    IMAX 3D로 봤다 해도 평가가 달라지진 않을 듯합니다.
  • 에스테 2013/10/20 21:28 #

    퍼시픽림하곤 비교 할 수가 없을정도로 3D가 중요한 영화입니다.

    흔히들 아바타 이상이라고 표현하실정도 ㄷㄷㄷ
  • 이젤론 2013/10/20 20:42 #

    전 고요속에 ISS가 부서질때 아름답기까지 하더군요. ㅠㅠ
  • Uglycat 2013/10/20 21:07 #

    전 오늘 아이맥스 3D로 보았는데 3D로 보는 메리트는 별로 크지 않다는 느낌이 들더이다...
  • 에스테 2013/10/20 21:42 #

    아바타 이후 최고의 3D 효과라고 찬사를 받고 있는데 말이죠.
  • Hineo 2013/10/28 00:21 #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화면 구성'입니다. 주인공인 라이언 스톤 '본인의 시점'을 잘 체험할 수 있으나, 그러면서도 라이언 스톤 본인과 완전히 같은 위치가 아닌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그녀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3D가 잘 만들어졌으나 사실 3D를 신경쓰지 않아도 문제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이 '화면 구성'이 포인트입니다. 거기에 +로, '우주는 소리가 안 들린다'를 최대한 제시하기 위해 사운드의 긴장감은 BGM을 통해서 제시되고 있죠.

    이 영화가 크레멘테님께 '안 다가오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크레멘테님께서 이 영화를 '체험'의 자세로 접근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실질적으로 재난 영화로서는 약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것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은유적 묘사 + 영상미를 위해 '일부러' 스토리의 전개와 캐릭터를 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지 '내가 경험할 수도 있는 재난이 아니므로'는 아닙니다. 그건 이 영화를 보는 시점에서 다들 무시한다는 것이죠.(오히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사람들의 경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재난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내가 경험하지는 않겠지만'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만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운이 안 좋았다기 보단 그냥 이 영화의 '방향성'이 크레멘테님과 안 맞는다고 봅니다.
  • 크레멘테 2013/10/28 00:34 #

    확실히 제가 기대하고 간 재난의 방향성이 아니었던지라 그렇게도 생각했습니다만, 양 옆에서 시끄럽게 소리 내면서 음식물을 처먹은 사람만 아니었더라면 그런 방향성으로 감상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긴 합니다. 도저히 몰입을 할 수가 없었어요ㅜㅜ
  • 지조자 2013/10/28 12:07 #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감상하고 싶은 작품이네요.
    크레멘테님의 평을 보니 왠지 모르게 더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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