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가 적다 11권(完) 감상

이게 끝났네...


중반까진 대단히 재미있게 읽고 있었지만 후반부터 꼬이는 전개, 점점 안쓰러워지는 히로인들 등등으로 영 불쾌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고 제가 밀었던 히로인(세나....)은 점점 가망이 없어지는 듯 보여서 뭐야 이건 몰라 에이 시벌.... 하면서 반쯤 관성으로 샀던 것 같은

그런 나는 친구가 적다...입니다만


11권이 나왔다는 정보를 보고 오... 드디어 신간인가.... 응? 완결궈어어어어어언?!??!! 하며 놀랐는데

웃긴 건 10권에서 다음 권이 끝입니다~ 하는 정보가 분명 있었을텐데도 그걸 잊고 다시 한 번 놀랐다고 하는..(...)


해서 11권을 읽기 시작할 때는 '아 옛날엔 재밌었는데.. 이것도 끝은 나는구나, 애정은 식었지만 마무리는 봐줘야지..' 하는 느낌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만

이건 뭐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마무리라서 대단히 만족스럽게 끝까지 읽었네요

온갖 복선은 (아마도) 전부 회수, 한 권을 통째로 에필로그로 써먹은 보람이 있는 완결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허접한 오픈엔딩보다 공식적으로 이렇게 완벽하게 끝내주는 깔끔한 결말을 좋아하다보니 더욱 맘에 들었네요.


읽기 전과 후의 태세변환이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 이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이긴 한데

뭐 마무리가 좋으면 다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중간에 여러 사건은 있었지만... 응... 정말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괜찮은 추억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최소한 이 나는 친구가 적다를 불쏘시개로 쓰거나 중고로 팔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나중에 부산 본가에 갈 일이 생기면 11권을 들고가서 나는 친구가 적다 코너에 고이 꽃아둬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래부터는 11권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네타바레 피하고 싶으신 분은 스킵해주시길





































마지막까지 훌륭한 일러였어


역시 브리키... 나친적 하는 도중에 건강이 나빠졌다는 듯해서 뭔가 나친적 외의 활동은 잘 안 보이는 것 같았는데 요샌 괜찮아진 건지

생각해보면 전 정말 세나가 좋았는데 말예요.. 물론 지금도 좋아하지만.


그래도 유키무라랑 사귀면서 완전 끝났나 싶었는데 요조라한테는 '너를 연애대상으로 좋아해본 적이 없다' 라고 완벽하게 끊어버려놓곤 세나랑은 그런 이벤트도 없었고, 무려 세나가 코다카를 쫓아서 대학까지 같은 대학으로 가버리는데다 코다카도 그걸 싫지 않다, 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역시 진히로인은 세나였다

언젠가 이 둘은 맺어지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래요, 유키무라는 민완 프로듀서, 리카도 시그마 컴퍼니 사장에 요조라는 카시와자키 가의 가신? 같은 걸로 정계에서 대활약이라고 했는데 세나랑 코다카 본인에 대한 뒷 이야기가 없습니다.

이건 독자들에게 니들이 상상해보세요^0^ 라는 거죠. 네, 했네, 했어 결혼했겠구만 결혼 했겠어. 대학교는 방해할 연적도 없겠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너무 잘 상상이 되네요. 누가 에프터 스토리로 동인지 좀 만들어라 보고싶다.....


진짜 10권까지는 이웃사촌부가 만들어져서 한 명 한 명 들어오고, 바다 갔다가 수영장 갔다가 플래그가 꽃혔다가 박살이 나는 듯하면서 다시 꽃혔다가... 뭔가 노도와 같은 전개였고 코다카는 한심 쩔어서 뭐 이런 개새끼가 다 있나.... 응? 뭐라고? 뭐긴 뭐야 귓방망이를 뚫어버릴라 하는 느낌이었는데

왜 그런 거 있잖습니까. 과거의 나쁜 경험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라고... 그런 느낌으로 뭐, 괜찮지 않나...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그런 상황에 11권으로 (개인적으론) 만족스럽게 잘 마무리 한 것 같아서 뭐... 됐어.. 이걸로... 같은 심정.

게다가 마지막 문구까지 그럴싸하게 써놓고,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결국 이웃사촌부답게 유감스러운 암흑나베로 마무리를 했다는 점에서 참 나친적다운 마무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걸 정말 학창시절 때 읽었다면 꽤 절절하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은데, 대략 1권이 정발된 2010년 12월부터... 16년 2월이니 거의 5년+쪼끔 되는 시간동안 읽었네요

만약 중학교 때 읽기 시작해서 고등학교 졸업한 이 시기에,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 있다면 꽤나 운 좋은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정도로 졸업 장면은 좋았다고 생각해요.


역시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변한 건 리카가 아닐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끝나니까 되게 묘한 느낌이네요. 진짜 뭔가 오래 함께한 친구를 떠나보낸 느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론 좋았다 보니 더 기분이 묘한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이야 왠만해선 길어도 1년이면 끝이 나니까 애니메이션의 끝은 적당히 익숙해져있는데

십 수권, 수십 권 계속되오던 만화나 소설의 끝은 뭔가 지나온 세월 같은 것도 되돌아보게 되고.. 이래저래 감회가 남다른 것 같네요


언젠가 다시 꺼내서 정독하면서 이런 작품도 있었지~ 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덧글

  • 줄카라 2016/03/09 01:38 #

    결말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괜찮게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 쿠로코아 2016/03/09 07:40 #

    뭐, 내여귀에 비하면 정상적으로 끝난 거지만- 역시 중간에 무리수를 많이..
  • 아힝흥힝 2016/03/09 10:39 #

    어딘가의 근친물엔딩보단 백만배 낫죠(...)
  • 星色夜空 2016/03/09 14:56 #

    좋게 끝났죠
    일러스트레이터 건강상 급하게 끝낸 느낌은 있지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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